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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지시의 언어는 자세히, 구체적으로

이재원님 2021. 7. 19. 01:18

 

팀원 또는 후배에게 일을 지시하는게 어렵다고 느끼거나 일을 지시해도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답답할때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내 설명이 부족하거나 모호하지는 않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 책에서는 지시자의 잘못이 크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격하게 공감되는 부분이다. 

모든 직장인들(특히 상급자는) 이 책을 읽어 봤으면 좋겠다.

 

 


 

급한 건 아니지만 빨리 줄수록 좋다? (언어의 임의성)

"이 대리, L 프로젝트 기안서 다 됐어요?"
"아뇨. 아직 시작 안했는데요."
"뭐라고요? 내가 빨리 달라고 했잖아요."
"급한 건 아니라고 하셔서 월요일에 드리려고..."
"빨리 달라고 했는데 왜 월요일이에요? 참나, 걸핏하면 일을 질질 끈다니까. 지금 얼른 해서 6시까지는 줘요!"

 

팀장이 L 프로젝트 기안서를 지시할 때 이 대리는 분명히 급한 거냐고 물어봤습니다. 팀장은 "급한 건 아니지만 빨리 줄수록 좋아"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일 먼저 끝내놓고, 프로젝트 기안서는 월요일에 보고할 생각이었습니다. 당장 급한 거였다면 처음에 똑바로 말할 것이지, 많은 일을 하느라 바빠 죽겠는데 난데없이 일 안 하는 사람 취급을 받으니 불쾌합니다.

 

이 갈등은 같은 문장을 듣고 다른 해석을 했기 때문에 발생했습니다. 두 사람에게 '급한 건 아니지만 빨리 줄수록 좋다' 라는 말은 의미가 달랐습니다.

팀장 : 급한 건 아니지만 빨리 줄수록 좋다. (뒤 강조)
→ '한두 시간까지는 이니지만, 오늘 안에는 줘야지.'

이 대리 : 급한 건 아니지만 빨리 줄수록 좋다. (앞 강조)
→ '급한 건 아니니까 다음 주 월요일에 줘야지.'

 

누구의 잘못일까요? 물론 이 대리 잘못도 일부 있습니다. 임의로 해석하지 말고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 드릴까요?" 라고 물어봤다면 오류가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가장 큰 귀책 요인은 역시 팀장(지시자)에게 있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성 측면에서 보자면 원하는 결과물에 관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건 팀장이기 때문입니다. 이 대리가 아무리 일을 잘하는 직원이라도 팀장의 마음을 100%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급한 건 아니지만 빨리 달라' 라는 모호한 지시 대신 '오늘 6시까지' 라고 정확히 말해줬어야 합니다.

 

 

지시할 때부터 자세히, 구체적으로 설명

예전에는 시간이 비교적 값쌌기 때문에 상사들이 대충대충 설명했습니다.

1차로 적당히 설명하면 직원이 30~50% 수준으로 해 오고, 2차로 수정 지시하면 70% 수준, 3차로 지시 후 90%로 해오는게 전형적인 업무 패턴이었습니다. 막판에 오타 정도를 수정해서 100%로 만든 후 가져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4차까지 왔다 갔다 하면서 낭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시간이 무척 비싸졌습니다.

 

이런 지시 방식은 직원들의 의욕을 꺾고 지시자의 평판에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직원은 불만을 품게 됩니다.

'왜 처음부터 똑바로 말하지 않아서 쓸데없이 일을 여러 번 하게 만들지? 방향을 똑바로 말할 수 없을 만큼 무능한 사람을 만났나 봐. 저것 봐, 자기도 모르니까 대충 얘기하고 가잖아.'

처음 지시할 때부터 가능한 한 자세히 설명하면 시간과 평판 모두를 지킬 수 있습니다.

 

 

세상에 똑같은 단어는 없다

분명히 똑바로 얘기했는데 상대방이 딴 얘기를 하는 이유는 같은 단어를 가지고 다르게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가능한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지시해주세요. 우리는 상사에게는 너무 많이 말하고 후배 직원에게는 너무 적게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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